[★1988년 01월 17일 선교사업 중 마지막 날(충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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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일지 1988년 1월17일 부산 선교부

1988년 1월17일 (일) 맑음.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영적인 준비를 마쳤다.  오늘 있을 성찬식 말씀과 15-17반 그리고 복음전도 반을 위해서였다.  교회모임에 가면서 김점자 자매가 선물해 주었던 나의 장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성찬식에서 나의 간증은 결국 선물에 관한 간증이 되었다.  결코 없어지지 않을 성신이 주신 은사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나의 선교사업기간 동안 얻은 신앙과 간증으로 인해 교만해지지 않아야겠다고 말씀했다.  이용석 형제도 작별인사말씀을 했다.  나의 인사말씀을 전하며 별로 영을 느끼지 못했다.  성령으로 주님과 그의 천사들에게 간증을 드리지 못할 때는 시간이라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찬식이 끝나고 15-17반이 시작되었다.  나의 부족함을 말하며 앨마가 앰율레크에게 하나님의 낮은 종이라고 말한 것처럼 교만한 나의 입술을 통해 온유하고 겸손한 주님의 종들에게 무슨 말씀을 전하시려는 지 기도했던 기억을 돌이키며 말씀을 시작했다.  영의 권세가 시종 함께 해주셨다.  주님은 개인적인 계시를 성도들에게 주시며 그들을 인도하신다.  그분께서는 능숙한 교사로서 모든 만물을 사용하여 그의 자녀들을 가르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주변의 모든 것에서 전능하신 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고 개인적인 계시를 인식할 수 있다.

모임이 끝난 후 곧 침례식이 시작되었다.  이용석 형제가 간증말씀을 전해 주었다.  이용석 형제님은 침례식 중에 부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이제부터 그는 2년간의 선교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나는 오늘 2년간의 선교사업을 마치게 된다.  도남동 해수욕장으로 가서 푸르른 파도가 잔잔히 물결치는 모래사장에서 사진을 찍고 침례를 집행했다.  오늘은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 폭의 그림 같았다고 늦게 멀리서 바라본 권인영 자매님이 말해주었다.  나에게는 복음선교사로서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침례식이다.  이경이 자매가 지난주에 접견을 통과하지 못하고 오늘 침례를 받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침례식 때문에 이용석 형제가 떠나는 시간에 시외버스 주차장에는 서동규 형제만이 배웅하러 가게 되었다.  이용석 형제가 하는 말이 침례식 때문에 내가 피 보네.  그렇지만 침례식이 중요하지 내가 중요하나. 비록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축하한다고 전해줘요 하나님께서 이용석 형제님을 축복해 주시리라.

 

집으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시작했고 마쳤으나 마음이 무겁고 어두운 구름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명상에 잠기다가 새롭게 더욱 간절히 기도를 시작했다.  이 어둠의 권세를 내어 쫓고 주님의 뜻을 알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겠다는 각오로 기도를 계속했다.  그리고 곧 뜨거움과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렸다.  오늘 밤에 있을 마지막 가르침인 복음전도 반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 후 책상에 앉아 말씀을 준비했고 교회로 갔다.

형제 자매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지부장님이 특별히 참석해 주셨고 복음전도반 -간증모임이 시작 되었다.  제9과를 영과 함께 잘 가르쳤지만 28과를 -선교사업의 기쁨에 관한 공과- 가르치며 그리고 간증하며 영의 임재를 그리 강하게 느낄 수 없었다.  영을 통해 간증하지 못할 때는 시간이라도 남기라는 주님의 지시인지 모르겠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간증하며 뜨거운 영을 계속 느끼다가 갑자기 바닷물이 빠져나가듯이 영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는 얼른 말을 중단하고 간증을 마쳐야 했던 것이 기억났다.  회원들에게 간증을 부탁하고 자리에 앉았다.

김미경 자매님과 정미희 자매님의 간증 뒤에 황동주 형제님의 간증이 있었다.  황 형제의 간증을 들으면서부터 영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은 신권의 권세였을까?  그의 뒤로 거의 대부분의 형제 자매들이 앞을 다투어 나와서 간증을 전하였다.  성령에 감동되어 뜨겁게 전하는 우리의 모든 간증은 하늘에 기록되며 천사의 언어처럼 정화되어 우리 마음속에 전해진다는 사실을 느낀다. 

그들의 간증을 계속 기록했다.  복음전도 반을 위해 동반자와 함께 집을 나서다가 문간에서 종이를 가져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가져간 것이다.  2년 전에 처음선교사업을 나왔을 때 포항에서 성찬식 때 회원들의 말씀과 간증을 기록하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구도자들 관리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안 후로 그 동안 간증을 기록하는 것을 소홀히 해왔었다.  그러나 오늘 마지막으로 회원들의 주옥 같은 간증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들의 간증을 들으며 내 몸과 마음은 심히 떨렸고 그들에 대한 사랑의 감정과 함께 기쁨이 내 몸 구석 어디에선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특히 나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인 형제 자매들이 아직도 활동적인 회원으로 남아 나에게 감사와 간증을 표시할 때 몸 둘 바를 몰랐다.

영적인 간증이 계속 되다가 김귀숙 자매님의 간증 때는 눈물과 함께 모든 회원들이 웃음을 짓게 되었다.  간증 때 그러한 웃음과 시끄러움이 나타나는 것은 주님의 영이 시간을 재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 자매님의 간증이 끝나자 Dryden 장로가 나오게 되었다.  나에게 괜찮겠느냐 하며 나오는 그에게 내가 팔을 들어 안되겠다고 했지만 그는 계속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나에 대한 감사와 간증을 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몇 마디 말을 하기도 전에 모든 회원들이 조금 전에 있었던 자매님의 간증에 영향을 받아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시간은 9시30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고 모임시작한지 세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Dryden 장로는 간증을 하지 못했고 죄송하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마지막으로 일어서서 모인 모든 형제 자매들 약 20여명- 에게 감사와 간증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오늘 이모임을 통해 그 동안의 선교사업기간 동안에 추위에 떨고 흘린 모든 눈물을 보상하고도 남을 기쁨을 나에게 주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수고와 기도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 둘 것은 이 모든 결과는 저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저에게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와 이 복음 그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감사를 드려야 할 분은 주님입니다.

폐회찬송 231장을 부르고 오늘 침례 받은 이경이 자매님이 폐회기도를 했다.  모임 후 다같이 사진을 찍을 때 Dryden 장로는 동반자와 함께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모두 사진을 여섯 번이나 찍어야 했고 모델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오랫동안 서있어야 했다.  지부모든 회원과 지부장님과 나에게서 침례 받은 형제 자매님과 초등협회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박장웅 형제와 청녀 들과 청남 들과 독신들과 그리고 보니 모두 일곱 번을 찍었다.  명함과 사인을 부탁 받았고 모든 형제 자매들의 격려와 감사의 표시 가운데 집으로 돌아왔다.

 

나에게 어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주님께서 나에게 대하시는 그분의 손길이 어찌 이러하신가?  참으로 땅의 티끌만도 못한 나에게 이 복음과 신권이라는 아름다운 옷을 입혀주시고 존귀와 영광으로 관을 씌워 주셨으니 이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닌가?  선교사업을 떠나기 전에 000 부장님이 카메라에 대해 충고 했지만, 돈도 없었고 그러한 세상적인 것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선교사업 중에 때로는 침례식에서 구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그러한 세상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고 영적인 경험들을 기록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노라고 주님께 기도 드린 것이 기억난다.

이제 오늘 마지막 모임시간에 주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영적인 경험들을 풍성히 주셨고 많은 회원들의 격려와 사랑 하에 한자리에 앉아 일곱 번이나 사진을 찍었으니 내 평생에 그러한 일은 앞으로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인을 몇 장을 해 주었는지....  평생 처음 해보는 사인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Dryden 장로 -그는 울적해 있었다- 를 격려하고 자리에 누워 기도하려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은 다음과 같은 경전의 말씀이었다.

나 주는 끝까지 의로 나를 섬기는 자를 존귀하게 하기를 기뻐하노라

정말 영원히 잊지 못할 사건이다.  주께서 나의 모든 지나간 고통과 시련가운데 흘린 눈물을 씻어 주셨다.  그리고 내가 그분 앞에서 행한 모든 일을 그분께서 기쁘게 받으셨다는 것을 알았다.  비록 용기도 힘도 지혜도 부족하여 많은 실수를 범했지만 주님은 그 모든 것을 다 기쁘게 받으셨다.  어린아이의 실수를 눈감아 주며 그들의 성공을 기뻐하는 부모님들처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자비의 팔로 나를 감싸 주셨다.

복음전도반에서 느낀 영적인 경험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반원들이 나에게 선물해준 은반지는 지금 내 오른손 약지에 끼워져 있고 이것을 볼 때 마다 나는 주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혜와 자비와 사랑과 공의로우심과 그분의 무한한 지혜를, 그리고 신권의 권세를 영화롭게 하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신권형제로서 주 앞에 어떠한 자세로 나가야 할 것인지를 기억할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감사 합니다.  끝까지 저를 지켜주시고 저의 마음을 화평과 기쁨으로 가득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당신을 위한 이곳에서의 저의 봉사가 끝나고 또 다른 곳에서의 봉사가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간증을 전함으로써 제가 어떤 영예나 존귀를 바라는 것이 아님을 당신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왜 저에게 이렇게 풍성한 은사가 주어지고 간증과 경험이 주어지는지 저는 알고 있으며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시여 저에게 기회를 주시옵소서 제가 당신의 뜻을 수행 하겠사오며 저의 영육의 속죄를 위해 그리고 아버지의 영광과 당신의 자녀들의 복지를 위해, 온 마음과 정성과 생각과 힘을 다하여 봉사하겠나이다. 이 선교사업을 영원토록 잊지 않겠나이다.  이 종의 앞날을 축복해 주시옵소서. 어떠한 시련이나 난관이 닥치더라도 그 모든 것이 저를 가르치시려는 당신의 손길임을 알고 참고 견디겠나이다.

당신께서 저에게 요구하신 대로 신앙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으며 저의 쇠막대기를 굳게 잡고 놓치지 않겠나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 인하여 교만해지지 않도록 주의하겠나이다.  당신의 종의 말씀대로 순종 하겠사오며 따르겠나이다. 당신의 전에서 당신께 경배하며 기도하며 찬양할 수 있기를 원하옵나이다.  이 종에게 용기를 주시고 지혜를 주시고 힘을 주시옵소서. 오늘 이제 저의 임지인 이곳 충무를 떠나려는 이 시간 이종이 평안하게 떠나게 해 주옵소서.  모든 형제 자매들을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겠나이다.  당신의 크고 넓은 지혜와 사랑에 감사와 찬양을 돌리며 이모든 것을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구하옵나이다.  -아멘-

1988년 1월 18일 06:28 충무선교사 숙소에서, 구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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