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04월 선교사 일지]

 1987년 4월 선교사 일지

1987년 4월 1일 수요일  흐리고 비.

  며칠 전에 서상태 장로님과 함께 침례병원을 나서서 수정와드로 가면서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조용히 살고 싶다. 요즘 나의 생활이 질서가 없어졌고 부지런함과 인내 등 모든 훌륭한 습관이 사라지거나 약해졌다.  그리고 선교사업에 있어서 나의 부름 -다른 선교사들에게 용기와, 동기와, 간증과, 모범과, 훈련을 주는 것 -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힘과 권세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 어두워지고 의롭지 못 한 생활로 인해 용기를 잃어가면서도, 왜 내가 이러한 처지에 처해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 때 사탄의 권세와 영향력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용기를 잃고 좌절하도록 하는 그의 모든 속임수와 속삭임이 들린다.

지금 처한 나의 상황에서 나의 의견이 아닌 주님의 뜻 에 따라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회개와 개선, 신앙으로 다시 시작하는 길과, 이 부름을 사양하고 조용히 선교사업을 하는 것 두 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  나의 이 부름은 나에게 큰 발전과 진보의 기회이다.  그러나 부름을 영화롭게 할 수 없다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선교사들에게도 죄가 될 것이다.  금식하기로 결심했다.  요 근래 정기 금식 주일 외에는 금식을 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고 그 결과 무절제한 생활을 했다.  내일 있을 부장님과의 접견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큰 웃음을 삼가고 조용히 경건하게 나의 부름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버지시여!  저를 도와 제가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저의 생각이 아닌 저에 대한 당신의 뜻대로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1987년 4월 3일 금요일  맑음

오전 내내 명상에 잠기다가 선교부장님을 맞이 했다.  나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 했고 도움을 구했다.  확실히 선교부장님은 훌륭한 분이시다.  점잖게 권고와 사랑의 말씀을 주시는 것이다.  접견이 끝난 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1987년 4월 4일 토요일

부산은행 앞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0 자매가 눈물이 글썽해서 지나간다.  왜 그런가 물으니 울면서 이야기 한다.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OO님과 언쟁이 벌어졌단다.  그런데 OO님이 여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좀 심한 말을 하신 것이다.  0 자매가 다시는 와드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을 타일렀다.

세시에 박희종 형제를 교회에서 만났다.  박정수 장로와 split하여 첫 번째 토론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으나 그리스도에 대해 예언자에 대해 가르치면서부터 영을 강하게 느꼈다.  훌륭한 토론이 되었다.  주님께서 나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회개를 받아 주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주님의 영이 함께 해 주셨기 때문이다.  매우 겸손하고 차분한 성품의 형제이다.

집에 돌아와 식사한 후 김정아 자매가 소개해준다는 가톨릭 수사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그들은 없었고 대신 불구자와 환자들만이 있었다.  Film strip 행복의 추구를 보여주었다.  김정아 자매는 서울 회원으로서 천주교에서 가난한 자를 위해 행하고 있는 program에 참여하여 봉사하고 있다.  2주 동안 봉사한 후 다시 서울로 간다고 한다.  가난하고 궁핍하며 병든 자 들 앞에서 축복을 받고 있는 나의 현재가 부끄러웠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였고 돌아왔다.  나오면서 기분이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1987년 4월 5일 일요일

옷 갈아 입는 방에 가서 무릎을 꿇고 깊이 생각했다.  고린도 후서를 읽고 시련과 그것의 목적에 관해 공부한 후였다.  내가 처한 지금 상황에서 어떠한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일까를 깊이 생각했다.  선교부장님께 한 말을 다시 생각하며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를 생각했다.  생각하는 중에 마음속에 만약 네가 세상적인 것과 주님을 섬기는 것이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느냐?  네 자신의 마음의 평안과 주님의 뜻대로 하여 다른 이에게 평안을 가져다 주는 것 가운데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대가 맡은바 직분에 충실 할진대 하나님께서 잠시 동안의 그대의 고통을 덜어주시고, 그대의 쳐진 팔을 높이 치켜 세워 주실 것이며 그대를 축복하시리라.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계속 밀려왔다.  정신을 가다듬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주님께 소상히 아뢰었고, 말씀 드리면서 가슴이 뜨거워졌고 눈물이 치솟았다.  주님께 아뢴 나의 결심은 계속 봉사하겠습니다.이었다.  나의 마음은 주님께 아뢰었으니 이제 남은 일은 주님께서 결정해 주시리라.

 

1987년 4월 6일 월요일.  Harper부장님께 친전.  유인산 형제님 댁에서 가정의 밤.

어제 기도하고 결심한대로 부장님께 편지를 썼다.  먼저 깊이 생각하며 기도한 후 결정한 나의 마음 속의 소망을 알렸고, 교리와 성약 98편 14절 말씀대로 죽음이 닥치더라도 주님과 맺은 성약을 지키겠노라고 약속했다.  동반자는 Burton, Kendall장로님과 split하여 나갔고, 배중호, 박정수 장로가 집으로 놀러 왔다.  박 장로님이 자신의 과거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우 어려운 생활을 했던 장로이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교사업을 나온 용기 있는 장로이다.

모임 후 집에 돌아와 기도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데 구본훈 장로와 고병수 장로가 방에 들어온다.  고 장로가 과식하여 배가 몹시 아프단다.  구본훈 장로와 함께 약국을 돌아다녔으나 모두 문을 닫았다.  광안동 house에 전화를 거니 소화제가 있다.  버스를 타고 그 집으로 가면서 우스웠다.  왜냐하면 며칠 전 4월1일 만우절에 구본훈 장로가 한밤중에 광안 장로 집에 전화를 걸어, '배가 몹시 아프니 옷 입고 기름축복 준비를 하고 급히 오라'고 거짓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오늘 함께 버스를 타고 그 집으로 가면서,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서로 이야기 하며 크게 웃었다.

[편지]

존경하는 하퍼 선교부장님께.  접견 때 당돌한 말로 부장님께 누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렇게 부장님께 직접 편지를 띄웁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의 마음속의 소망을 부장님께 아뢰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경전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선교사가 누릴 수 있는 큰 축복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어제 경전을 공부하면서 시련과 고난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즈음 제가 겪고 있는 고통들이 나의 불순종과 게으름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들의 발전을 위해서 시련과 고난을 허락하신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에게 주어진 이 부름에서 물러서려고 부장님께 말씀 드린 것을 생각했습니다.  부장님의 대답은 생각해보고 기도한 후 알려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러한 부탁을 하면서도 그때까지 주님께 기도 드려 보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한 생각은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었고 주님의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제 금식주일 아침, 골방에 들어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무엇을 간구할 것인가 깊이 생각하였습니다. 아직 마음속으로 결정하지도 못하고 주님께 무엇을 할 것인지 아뢸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마음속으로 만약 네가 세상적인 것들과 주님을 섬기는 일 가운데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느냐? 네 자신의 마음의 평안과 주님께 영광 돌리는 일 가운데 무엇을 택하겠느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도한 것 가운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 되든지 주님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선교부장님께 저의 마음속의 소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교리와 성약 98편 14절에 있는 말씀대로 저는 죽음에 이르는 한이 있더라도 주님과 맺은 성약을 지키겠습니다.  저의 발전을 위해 주시는 시험을 거두어 달라고 주님께 기도 드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환란 뒤에 있을 영광과 축복을 기다리며 오늘의 고통을 인내와 신앙으로 견디겠습니다.  저의 약점과 결점을 회개하며 극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접견 때 부장님께서는 저의 연약함을 보셨을 것이고 부름에 대한 저의 태도를 보셨습니다.  이제 저는 부장님의 뜻에 순종할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이 되든지 어디로 가든지 주님을 섬기고자 하는 저의 바람을 지키겠습니다.

접견 때 저에게 많은 도움과 충고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부장님을 존경합니다.  부산 선교부에서 부장님을 모시고 선교사업을 할 수 있는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의 복지와 발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7년 4월 10일 금요일  District모임. 이동소식.

나와 송 장로는 교회로 가서 district모임에 참석했다.  침례에 관한 박정수 장로님의 workshop이 있은 후 간증모임이 있었다.  구본훈 장로님과 내가 울면서 간증했다. 나는 지난 금식 주일 아침에 기도하면서 있었던 일을 간증했다.  계속 봉사하겠다는 결의가 약해지지 않도록 간증했다.  비행기 조종을 배우는 훈련생의 이야기를 약간 했다.  교관이 비행기를 약 2도씩 기울여 놓아 마침내 거꾸로 되게 만든다.  그 다음 그것을 훈련생에게 인계 했을 때 그는 비행기가 뒤집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나도 조금씩 나의 신앙과 결의가 기울어져 지금은 뒤집혀 있는 것이 아닐까?

 

1987년 4월 13일 월

[편지]

하퍼 부장님께.  그 동안 안녕히 지내셨습니까?  많은 선교사 각 개인을 위해 수고하시는 부장님께 누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용감하지 못하고 담대하지 못한 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살고 있는 많은 훌륭한 장로님들이 저의 마음을 유쾌하게 해주며 힘을 얻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부장님께서 저를 다시 불러주시고 신임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새로 부름 받은 것으로 여기고 지난 12월 저의 마음 속에 품었던 각오와 신앙으로 일하겠습니다.

지난 달 저희 부산 Zone에서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달에 저희들은 어떤 것을 구상 중에 있고 모든 Zone내의 선교사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고자 계획 중에 있습니다.  반드시 성공하여 선교사들을 향한 부장님의 기도와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의 선교사업 기간 동안 충실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명예도, 존경도, 세상적인 그 어느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주님의 인정을 받는 충실한 종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간증과 존경을 전하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7년 4월 15일 수요일  맑음.  이동

아침 일찍 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지미숙 자매님이 짐을 들고 와 있다.  광안 와드에서 9개월 반 동안 봉사하다가 떠난다.  그녀는 매우 온화한 성품을 소유하고 있다.  강자매가 그 동안 정이 들었는지 부둥켜 안고 한참 동안 울었다. 본부에 들러 몰몬경을 구입하여 00장로에게 보고서에 대해 물으니 퉁명스럽고 성의 없게 무책임한 말을 한다.

그의 대답을 듣고 나오며 이 생에서 내가 이룩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은, '진정한 사랑과 훌륭한 성품'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이웃을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우리의 성품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곧 사랑이며 우리의 신앙이다.  내가 그 동안 지녔고 경험했던 능력을 사용하여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 그것이 선행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다리가 불편한 어떤 자매님이 버스를 타서 내 옆에 선다.  자리를 양보했다.  서서 주위를 둘러보니 어떤 할머니가 어떤 아주머니 곁에 서 있는데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다음 정류장에서 그 아주머니가 내리는 것을 보고 사람의 성품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987년 4월 18일 토요일

오랫동안 생각하며 기도했다.  마음속에 음성으로 걱정 말라는 대답이 왔다. 내가 그 동안 너무나 말이 없어서, Groves장로는 내가 화낼까봐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았다 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조선이자매가, '구 장로님은 처음에는 딱딱 해 보이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나의 성품이 어떻게 비치고 있는 것일까? 

 

1987년 4월 20일 월요일  맑음

일요일 오후 부산신학 연구원에서 stake선교사 훈련모임이 있었다. 송병철 장로님이 Harper부장님과 있었던 일을 간증했다.  제주도에서 선교사 대회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내리고 비행기표 수속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Harper부장님의 얼굴이 파랗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 A.P들이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pass port를 분실했다고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여권과 기타 중요한 물건들 때문에 걱정한다'고 말씀하신다.

모두들 찾기 위해 파출소등 등에 신고를 한 후, Harper부장님이 조용히 다른 곳에 다녀온다.  그리고 비행기가 늦어져도 좋으니 계속 이 자리에서 -택시를 내린 곳- 기다리자고 제안한다.  잠시 기다리니 그 택시 운전사가 지갑을 가지고 온다.  건네주며 하는 말이 지갑을 좌석에서 발견했고 다른 손님을 태워서 공항과 다른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에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며 내린 다음 공항으로 달려왔단다.  나중에 Harper부장님이 A.P들에게 내가 기도를 할 때마다 주님께서는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 라고 말했다.  A.P인 송 장로가 Harper부장님에게 언젠가 선교부장으로서 가장 큰 책임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그 질문에 부장님은 서슴없이 가족과 함께 있는 것 입니다.라고 대답하셨다 한다.

 

1987년 4월 21일 화

[편지]

하퍼 부장님께. 지금 밖에는 폭풍과 함께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해군에서는 폭풍이 다가오면 배를 묶은 호줄을 점검하고 부두를 정리하는 등 비상 사태에 돌입하여 분주히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저의 마음속에 이는 바람에 아무런 대비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처음 선교사업을 시작할 때의 일기장을 들추어 읽어가면서,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지금 저의 상태가 그때와는 멀리 동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엊그제 신학연구원에서 부산 스테이크 선교사 훈련 모임이 있었고 초대 받아 참석했었습니다.  그곳에서 송병철 장로님의 훌륭한 간증과 말씀을 들었습니다.  영의 임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송 장로님의 훌륭한 신앙과 결의와 확신에 찬 태도를 보면서 저의 현재 상태가 비교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가지 생각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회개하고 금식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신권을 소유한 형제에게 나아가 위안과 권고의 축복을 받고자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충만한 신앙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언제나 부장님을 축복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1987년 4월 24일 금요일  맑음

새로운 일지를 구입하여 쓰기 시작한지 9개월 만에 또다시 새 일지에 기록하게 되었다. Zone conference에서 디아거 장로님이 뛰어난 선교사가 되기 위한 10가지 열쇠를 가르쳐 주셨다.  그 중에 맨 마지막이 일지를 기록함이었다.  개인일지를 기록할 때 자신이 경험한 영적인 느낌을 기록하는 것이며, 세상에서 있었던 일들은 세세히 기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까지 일지를 써오면서 어디서 무엇을 했고 언제 무엇이 있었고 등 별로 필요 없는 일들을 기록하는데 종이를 낭비한 것 같다.  지난 일지가 약 두 페이지 정도 남았지만 새로 이 일기장을 구입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헌혈을 했기 때문인지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약간 감기 기운이 있다.

 

1987년 4월 26일 일요일.  흐리고 약간 추움.

신권집행 위원회 모임에 참석하여 감독님의 훌륭한 제언을 들었다.  성찬식 개회기도를 맡았고 성찬식이 시작되었다.  이순철교수님이 고등평의원으로서 방문하여 회개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어떤 사람이 죄로부터 깨끗해 졌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열쇠가 경전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1) 사람이 정결할 때, 2) 그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  3) 정결할 때 기도하면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진다. (D/C 50:28∼29) 남은 시간을 이순철 교수님이 거듭남에 대해 가르쳐 주셨다. 

사람이 거듭나는 것은 평생에 단 한 번입니다.  영적인 사망에서 생명으로 빛으로 돌아서는 것은 한 번입니다.  어떤 사람이 거듭났지만 완전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는 변화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성령을 받음으로써 그는 악을 이기고 자신의 몸을 정결케 할 수 있습니다.  (D/C 84:33) "누구든지 충실하여 내가 말한바 이 두 신권을 얻고 자기의 부르심을 영화롭게 하는 자는 성령으로 거룩히 되어 몸이 새롭게 되리라. 복 천년 때는 모든 육신이 거룩해지고 사탄은 더 이상 인간을 육신을 통해 유혹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성신을 받음으로써 계속 더해지고 변화되고 새롭게 될 수 있습니다.

선교사업을 통하여 나는 변화 되었는가?  스스로 질문해 보았다.  그 대답은  예!  이다.  오늘 아침에도 동반자가 하품을 하며 찬송가를 불렸고, 조금 전 모임 폐회 찬송 때도 다른 장로들과 잡담을 했지만, 그에 대해 그리 분노가 일지 않는다.  이것은 나의 품성중의 일부가 변했다는 증거이다.  작년 여름 구미에 있을 때 귀환하는 어떤 자매선교사 김희정 자매-가 나에게,   구 장로님도 귀환할 때 변하시게 될 것입니다. 아니요.  나는 변하지 않을 것 입니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사람이 성신을 계속해서 받으면 그는 변화 할 수 있는가?  변화할 수 있다.  거룩하게 성결케 되는 것도 가능하다.  침례 받았을 때 나를 가르쳤던 선교사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사람이 거듭나면 몸도 다시 태어나게 됩니까?

수정와드에 가니 충무에서 정안채 형제님께서 오셨다.  그분의 할아버지께서 침례를 받으셨다.  침례식에 김영희 자매님과 예지, 예임이, 예언이도 함께 와 있었다.  충무 지부 회원들을 만났다.  김정자 자매와 친구(양길숙 자매)임현선, 김미경, 김귀숙, 김말숙, 정미향, 박충권, 이일권, 서정섭, 박상철 등 거의 대부분의 형제 자매들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그러나 만나자마자 곧 헤어져야 했다.  김정자 자매는 진주에서 대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다.  그들이 떠날 때 정말로 아쉬웠다.  편지하기로 했고 귀환하면 꼭 찾아가기로 약속했다.

충무의 회원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예지엄마는 나에게 구 장로님이 예지 나이라면 꼭 구 장로님 같은 사람을 사위 감으로 맞이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들을 만날 때 이렇게 반갑고 기쁠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엔 알지 못했었다.

 

1987년 4월 27일 월요일.  쾌청함.

아침에 경전을 읽고 축복사 축복문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축복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기도할 때 (서서 눈을 뜬 채로)너무나 감정이 복 받혔다.  축복문에 약속된 축복을 달라고 간구했다.

[편지]

하퍼 선교부장님께.  잘 준비되지 않은 자를 통하여 주님께서 말씀하신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여러 번 생각하면서 얻은 저의 답은, 이 사업이 마지막으로 주님께서 그의 종을 통하여 수확하시는 참된 사업이기 때문과, 주님께서 그분의 권세와 위엄을 그의 자녀들에게 보이시기 위해서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특별히 어제는 예배 모임 중에 부산 신학 연구원에서 오신 이순철 교수님으로부터 매우 훌륭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성신을 받음으로써 우리의 몸이 새롭게 될 수 있고 거룩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어제 브래샤 박사님의 강연회에서 충무에서 올라온 형제 자매를 만나 크게 기뻤었습니다.  특히 저에게 더욱 큰 기쁨을 가져다 준 것은, 침례 받은 형제 자매님들 가운데 다섯 명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이 아직까지 복음 안에서 하나된 형제 자매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였습니다.  선교사업 하면서 어제처럼 즐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이 그 정도라면,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서 다시 재회하게 될 때 맛 볼 기쁨이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죄로부터 정결하게 된 자는 1) 기적을 행할 수 있고, 2) 하나님을 직접 뵐 수 있고, 3) 기도할 때 무엇이든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어제 배웠습니다.  선교사업을 통해 복음의 원리들을 하나씩 둘씩 배워 나갈 수 있음을 감사히 생각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참되며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며, 우리에게 구원을 얻게 해주며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 흠 없이 설 수 있도록 해준다는 사실을 간증드립니다.  부장님의 건승을 빌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충무 지부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