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0월 21일 신앙의 기도 (천안 지방부 천안지부)]

기도

오늘 제가 준비한 말씀 가운데 많은 부분을, 돌아가신 십이사도 정원회의 브르스 알 맥콩키 장로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인용했다는 것을 먼저 밝혀 드립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기도라는 주제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 교회의 회원이 되기 1년 전에, 저는 학교에서 산악부 생활을 하며 암벽등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꽤 재미있는 스포츠입니다.  바위에 오를 때는 여러가지 안전 장치를 하게 됩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자일(긴 로프)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머리에는 헬멧을 쓰게 됩니다.  이러한 장치들은 등반 도중 실수로 떨어질 때, 우리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후배들이 한번도 올랐던 적이 없는 새로운 코스에는, 대개 선배 한 사람이 제일 먼저 오르게 되고, 그 바로 뒤를 신입생 등반 초년생 들인 우리들이 뒤따르게 됩니다.  선배가 코스를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뒷사람은 그의 자일을 조금씩 늦추어 줍니다.  때때로 코스가 꺾여 있거나 바위를 돌아가는 경우에는, 선배가 그곳을 어떻게 오르는지 볼 수 없을 경우도 있습니다.  선배가 먼저 한 피치를 오르고 나면, 뒤따라 후배들이 한 사람씩 오르게 됩니다.

조금 전 선배가 올라가던 모습과 자세를 기억하면서 코스를 한 뼘씩 두 뼘씩 오르기 시작합니다.  올라가면서 선배와 연결된 자일이 느슨해지거나 늘어지게 되면, 미끄러질 경우 그만큼 떨어져 다치게 되므로, 자일을 팽팽하게 해달라고 위에 있는 선배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때 닻을 올린다는 뜻의 앵커 바싹 이라고 외칩니다.

그렇게 외치면서 올라가다가, 선배가 올라가는 자세를 볼 수 없었던 지점에 이르러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도저히 잡을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에서 몇 번을 시도하다가 계속 미끄러집니다.  그러면 위에 있는 선배에게 물어 봅니다.  형! 어떻게 올라갔어요?  그러면 선배가 가르쳐 줍니다.  왼손은 어디에 올려 놓고 오른 손을 어디를 짚고 왼발을 어떻게 하고 오른 발은 어떻게 하라 등등.  그가 가르쳐 준 대로 자세를 잡아 결국은 선배가 오른 지점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는 코스를 정복하게 되고 결국은 정상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또 다른 코스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기도의 필요성

기도는 영생으로 향하여 올라가려는 우리 성도들의 안전에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상 가운데에서 보는 사악함과, 유혹의 권세 그리고 우리 자신의 연약함 등은, 영생을 향한 우리의 등반 코스에서 난코스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세에서 하나님 면전에 있었으며 그분을 보며 그분과 대화하였었습니다.  이 세상에 오면서 우리는 그분에 관한 우리의 지식과 기억을 모두 잊어버렸지만, 우리는 세상이 창조 되기 전, 하늘의 천사와 함께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아버지의 조언과 지시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기도는 제가 선배에게 어떻게 올라갔는지 알려달라고 물어본 것처럼, 우리의 하나님과 가질 수 있는 진실되고 솔직한 대화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인도와 도움을 받기 위해 기도합니다.  떨어질 경우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앵커 바싹이라고 외치는 것처럼, 우리는 보호 받기 위해서 기도합니다.

또 유혹을 이기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 받기 위하여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가 받은 축복과 위안과 모든 것에 감사하기 위하여 기도합니다.  기도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통신 수단일 뿐만 아니라, 바로 생명선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 생활을 할 때, 우리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계속해서 위로 향해 올라가고 있는 것처럼 여길 수 있겠지만, 사실 그러한 상태는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앵커 바싹을 수시로 외쳐 자일을 팽팽하게 해놓지 않다가 떨어질 때 충격이 크듯이, 기도하지 않는 생활을 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과 우리 자신을 큰 위험에 몰아 넣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방법

우리는 기도할 때 합당한 것을 간구해야 합니다.  산에서 난관에 봉착했을 때 선배에게 어떻게 올라갔는지 알려달라고 묻는 대신에, 형, 여자 친구 있으면 하나 소개해 줘요!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함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함이니라. (약4:3)

우리가 축복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구하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잘못 구함입니다.

저들은 각기 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위하여 기도 하였으며, 성신이 저들에게 임하기를 원하였더라.(니삼19:9)

인간이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은사는 성신의 은사이며, 영원한 것 중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은사는 영생의 은사입니다.(브르스 알 맥콩키 장로)

그럼 우리는 언제 어디서 기도해야 하겠습니까?  경전과 계시는 우리에게 기도할 수 있는 때와 장소를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기도하라.(니이32:9)  이 말씀은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매일 기도하며, 항상 마음에 기도의 영이 충만하게 하여, 생각과 말과 행동이 언제나 영원하신 아버지를 기쁘게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입니다.

몰몬경이나 성경에는 예수께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나아가시어 친히 땅에 엎드리시어 기도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조용한 장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진실된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기도는 그 말의 훌륭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말에 따르는 느낌에 있습니다.  선교사 시절 한국말이 서투른 동반자와 함께 숙소를 나가면서 기도할 때, 우리가 합당하지 않도록 축복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기도를 잘못 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는 올바른 기도를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아멘 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몰몬은 이러한 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음을 기울여 하나님께 간구하라(모로7:48)  참 마음으로 구하여 간구하지 아니할 진대, 사람에게도 또한 간악한 자라 헤아려질 것이라.  참으로 저에게 유익함이 없으리니, 이는 하나님께서 그러한 자를 영접하지 아니하심이라.(모로7:9)  건성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아무렇게나 드리는 기도는, 우리에게 아무 유익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저의 이전 감독님께서 성찬식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것이 기억납니다.  간절한 기도에는 눈물이 따르게 됩니다.  저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때때로 저의 의도를 이야기 하지 않거나 저의 마음을 보여주지 않을 때도 있지만, 주님 앞에 개인적으로 무릎을 꿇었을 때는, 저의 마음 가운데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그분 앞에 고백합니다.  벌거벗은 저의 영혼을 그분께 보여 드리며 위안을 구할 때, 눈물이 치솟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보라 저들이 그치지 않고 계속하여 기도하는데, 이미 간구할 바를 알며 소망으로 가득하였던지라 중언 부언하지 않더라.(니삼19:24)

 

기도의 축복

등반할 때 위에 있는 선배에게 앵커 바싹이라고 외칠 때마다 우리의 위치가 확고해지는 것처럼,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할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며 신앙을 굳게 하게 됩니다.

제가 해군에서 복무할 때 태풍이 몰아치면 큰 배들은 항구에 묶어두지 않고, 오히려 바다 한 가운데로 몰고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다 한 복판에서 닻을 두 개를 던져서 배를 고정시키는데 이것이 오히려 태풍에서 배를 보호하는 조치인 것입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믿을 진대 더욱 아름다운 처소, 곧 하나님의 우편에 거하리라는 소망을 가지리라 하였으며, 이 소망이야 말로 신앙에서 비롯하여 인간의 영육에 닻이 되어, 저들로 분명케 하고 확고하게 하며 늘 선행을 행하게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이라 하였더라.(이더12:4)

소망이 우리의 영육을 지탱해 주는 하나의 닻이라면, 저는 나머지 하나의 닻은 기도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신앙을 굳게 해주며 우리의 소망도 확실하게 되도록 도와줍니다.  기도는 인생의 온갖 시련 가운데에서도 우리에게 닻이 되어 줍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것입니다.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것은 계명입니다.  기도는 지식에서 비롯되며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으로 자라고,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바쳐지는 말입니다.  기도는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 화평과 영생을 얻을 수 있는 문을 열어줍니다.

기도는 우리 구원에 필수 불가결한 원리입니다.  기도를 통하여 아버지께 말씀 드리고 그의 음성을 듣는 것이 생활화 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죄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기도와 기도의 결과로 생기는 모든 과, 의로움과, 화평과, 기쁨의 열매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아멘.

1988년 10월 21일, 천안 지방부 천안 지부, 구승훈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