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02월 선교사 일지]

 1986년 2월 선교사 일지

1986년 2월 3일 월

[편지]

존경하는 하퍼 부장님께. 한 주간 안녕히 지내셨습니까? 이곳 포항은 나날이 분위기가 새로와 지고 있습니다. 동반자와 슈워츠 장로님은 이곳을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처음 제가 이곳에 왔을 때는 아주 지저분했지만 지금은 부산 선교부의 어느 선교사 숙소보다도 산뜻하고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포항 지부의 새 건물에서 첫 예배를 보았습니다. 건물이 아주 좋습니다. 구도자를 가르칠 때 더욱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동반자는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합니다. 특히 매운 고추장을 아주 잘 먹습니다. 훌륭한 동반자를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와 함께 이곳 포항에서 전도하며 주님과 부장님께 저희들의 노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희 4명의 선교사는 모두 건강하며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이번 한 주간이 부산 선교부의 그 어느 주간보다도 훌륭한 한 주가 되기를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2월 6일 목

집안, 특히 우리의 방을 대청소 했다.  캐비넷을 반대쪽으로 옮겨 동반자와 똑같은 배열로 책상을 배치했다.  카펫을 한쪽으로 밀고 난로를 우리의 책상 뒤에 놓았다.  은행 앞에서 Street board를 했으나 한 사람의 구도자도 만들지 못했다.  우리는 점점 게을러 지나 보다.  환란 가운데에서 주님을 간절히 부르며 축복을 받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너무나도 나태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인간의 연약함이 바로 드러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오늘 아침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곧 어떤 느낌에 휩싸여 책장 맨 아래에 먼지에 휩싸여 있던 전도지침서를 찾았다.  읽으며 어떤 영감에 휩싸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좋은 책이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1986년 2월 7일 금요일

주님께서 어제 부족한 우리가 조금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규칙과 지침을 따르기로 하고 그대로 행하자 바로 축복을 주셨다.  놀라운 일이다.  반면에 하루를 마치며 온전히 마치지 못함을 느낀다.  사람의 결심이 이렇게도 쉽게 변한다는 것을 알고 슬픔을 느낀다.  동반자는 어제 깨우는데 10 여분이 더 걸렸다.  오늘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찍 깨울 작정이다.

 

1986년 2월 11일 화

지난 번에 우체국 앞에서 Street board를 할 때 만났던 손동완 형제님은 우체국에서 우리가 편지를 담고 있을 때 우리 옆 소파에 앉아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의 마음에 떠오른 어떤 조그마한 소리에 그에게 한 번 말을 걸어 볼까 하다가, 그냥 우체국을 나와 그 앞에 Board를 펼쳤다.  잠시 후 그가 먼저 우리에게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결국 설명 끝에 그에게 약속을 만들 수가 있었다. (그는 3월 9일 Crapo장로에게 침례 받았다.)

영의 조그마한 속삭임은 때때로 아주 듣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게 마음속에 느낌으로 올 수가 있다.  그럴 때 그러한 것을 제때에 잘 듣고 행할 때에 모든 일에 주님의 인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오전에 공부를 했다.  모든 규칙을 잘 지켰다.  거리 전시회 때 한 아주머님이 신앙 - 믿음에 대해 나에게 아주 강하게 공박을 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히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만 입을 다무신다.  또 어떤 아저씨 한 분도 마구 공박하다가 나의 설명을 듣고 할 말을 잊었는지 돌아가고 말았다.

손동완 형제님에게 침례를 권유했다.  점심식사 때 너무나도 음식에 정신이 팔렸었는지 축복조차 하지 않고 먹었던 것 같다.  기도 후 금식하기로 했다. 오늘은 몹시 피곤하다.

[편지]

존경하는 하퍼 부장님께. 안녕하셨습니까? 주변 환경이 바뀌었지만 거기에 잘 대응해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동반자가 너무 마음씨가 착하기 때문에 저의 긴장이 풀어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많은 시련과 고통 중에서 주님께 간구 했을 때 많은 축복을 받았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느니 만큼 이러한 상황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포항 지역은 점점 새로워 지고 있습니다. 선교사 집은 정리 되어 가고 있으며 생활비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어제 예배 모임 후에 지부장단과 선교협의모임을 가지고 좋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포항은 유동 인구가 많은 대신에 Street Boarding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우리가 잘 준비하여 거리에 나가면 1시간 전도에 5-6명의 새로운 구도자와 만날 약속을 할 수 있습니다. 점점 포항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선교사들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김치를 주는 바람에 집의 냉장고에 김치가 가득 찼습니다. 훌륭한 성품의 동반자와 함께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번 주에 가일층 노력하여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가족과 본부 임원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며 이만 줄이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2월 14일 금

하루 행동 지침표를 작성해서 행동 하나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에 규칙을 지키는데 있어 질서를 세웠으나 토론에서 영을 강하게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마 우리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닐까? 동반자와 대화 중 그의 과거 동반자와의 숨은 이야기를 조금 들었다.  어딜 가나 동반자 문제가 큰 이슈이다.

하늘의 힘을 끌어 내릴 수 있는 신앙을 이행함 이란 제목의 글을 전도지침서에서 다시 읽고 있다.  요즘 목표를 세우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반자는 마음씨가 아주 순수하고 착하다.  오늘은 발렌타인 day이다.  그는 애인으로부터 정과 사랑이 듬뿍 담긴 Card를 받았다. 

 

1986년 2월 15일 토 눈

날씨가 아주 나빴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날리고 있었다. 손 형제님은 아주 훌륭한 구도자이다.  모든 모임에서 Note를 준비해와 우리의 토론을 일일이 기록한다.  며칠 전에는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무릎을 꿇고 몰몬경을 10장 정도 읽고 그것에 대해 기도하며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즉 기도할 때 어떤 뜨거운 느낌 - 눈물 -과 함께 하늘이 열리며 기도하고 있는 자신의 주변만 따뜻하게 해가 내리쬐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도가 끝나자 다시 하늘이 닫히며 주변을 따스하게 내리쬐던 햇빛이 사라지고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구름이 꽉 낀 날씨가 되었다는 것이다.

 

1986년 2월 17일 월 흐림

[편지]

존경하는 하퍼 부장님께.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계속 전도가 잘되지 않아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이제 그 이유를 알았고 다시 생활에 질서가 잡혀가고 있으니 우리는 부장님께 앞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제 선교 책임자와 함께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포항은 가두 전도에 아주 좋은 지역입니다. 돌아오는 봄 방학 때 회원들과 함께 가두 전시회를 열기로 계획했습니다. 좀더 열심히 전도 활동에 전념하여 좋은 성과를 올리겠습니다. 부장님과 가족 모두의 평온을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1986년 2월 19일 수 구름 약간

목욕탕에 다녀오니 벌써 7시 15분이다.  동반자와 함께 Open the day를 끝내니 8시가 다 되었다.  식사 후에 책상에 앉아 잠시 앨마서 32장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땅에 떨어진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부족함과 영으로 굶주림을 느껴 Clothing room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온 마음을 다해 주님께 지시를 구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간절한 기도 후에 눈물을 닦으며 책상에 돌아와 앉았다.

언제나 영으로 가르치라는 - 마크 이 피터슨 장로님의 말씀을 책상 위에 있길래 그냥 읽어 보았다.  교리와 성약 8편 2절을 읽으라는 그 말씀에 따라 교리와 성약을 펼치고 2절을 읽었다. 무엇엔가 이끌려 8편 전체를 다시 얽었다.  거듭 읽으며 깊이 느끼는 바와 함께 왜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 지는지!  성실한 마음으로 신앙 가운데 구하면 무엇에 관한 지식이든지 얻게 된다는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오늘 아침 분명 주님께서 또 다시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경주에서 장로님들이 와서 함께 국민 은행 앞 - 포항에서 제일 전도하기에 좋은 -에서 Street board를 했다.  몇 명의 구도자와 만날 약속을 했다.  집에 돌아와 District모임에서 간증말씀을 한 후 저녁 영어회화 모임에 갔다. 전덕민 형제님이 내일 모레 아침 첫차로 떠난다.  그 동안 정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헤어진다. 아침에 뚜렷한 기도의 응답을 받았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한 하루이다.  내일은 좀더 완전한 하루가 되기를 ...

 

1986년 2월 20일 목 구름

감기가 나아간다.  백화점 앞에서 Street contacting을 시도하나 유흥가라 잘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전덕민 형제님에게 전화를 했다.  저녁 전도시간에 무엇을 할지 몰라 동반자와 함께 거리를 방황하다 들어온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다.  시간이 아깝다.  차라리 그 시간에 복음을 공부했다면 아깝지 않을 지도 모른다.  복음의 여러 가지 관점에서 질문이 많은 그러한 구도자를 만났을 때 자신 있게 체계적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복음에 대한 철저한 탐구가 필요하다.

지금 나의 상태, 즉 어떤 구도자를 선별하여 받아 들이려 하는 - 그들을 두려워 하는 -태도를 고쳐야만 한다. 나의 능력은 이것 밖에는 될 수가 없단 말인가?  만인에게 담대하게 회개를 외치는 강한 선교사 - 몰몬경에 나오는 예와 같은 -가 되어야 한다.

 

1986년 2월 21일 금

선교사 집의 요리책은 항상 91페이지 "Breakfast cake"에 펼쳐져 있다.  아침으로 이것을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주님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하고 행동으로 보인 것이 무엇이 있는가 주위를 살펴본다.  무질서, 더러움, 어지러움이 난무하는 가운데 어찌 주의 영을 구할 수가 있단 말인가?  항상 새롭게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다.

 

1986년 2월 24일 월

[편지]

하퍼 선교부장님께.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선교사업을 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포항에 온 지 3개월이 되었으나 아직도 이곳의 지리를 잘 모르는 것은 저희들이 가가호호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곳 포항은 특별히 공업도시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사용하는 일명 자전거 도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 P-day에 ‘탑 산’ 이라는 곳에 올라가 포항 시의 전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넓고 지역이 광대한 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저희가 숙소와 교회, 우체국, 시내를 연결하는 좁은 곳에서 구도자를 찾고 가르쳤다는 것을 보며 저희들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선교부장님의 노고와 염려의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가족 모두가 평안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86년 2월 25일 화 맑음

모든 준비를 훌륭히 마쳤지만 교회에서 형제님과 대화를 하다가 주님의 영을 잃어 버렸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한마디 부정적인 말로 인하여 하루의 모든 일이 영향을 받다니.  오! 이 어리석음을 무엇에 비유할 것인가.  금식을 하기로 결심한 지 3시간도 채 못되어 그 사실을 잊고 Punch를 마셨다.  도대체 이러한 약점들이 계속 발견되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 - 겸손, 인내?

 

1986년 2월 26일 수 맑음

오늘 기도에 대해 공부를 한다.  조금 전에 건너 방에서 기도했을 때 뜨거운 느낌을 받았다.  하루에 여러 번 기도한다고 스스로 이야기 했지만 진정으로 나의 기도가 응답된다는 확신을 받는 기도는 하루 중 이때 한 번뿐만이 아닌가 자문해본다.

1시반 기차로 경주를 떠나 포항에 도착했다.  금식을 했기 때문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몹시 무거웠다.  손동완 형제님에게 마지막 토론을 전했다.  그 동안 몸이 아파 지난주 성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다. 슈워츠 장로님의 구도자들이 질문이 많다고 하는 것을 도와 주겠다고 나섰다.  그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며 주님의 영을 느꼈다.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며 마음을 겸손히 하여 침례를 받고자 하는 것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  모임 후 그들과 함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하루는 훌륭한 하루였다.

[1986년 2월 경, 포항지부 회원들과 함께]